꽃보다 더 아름답게 거듭나자
어느 누가 청춘을 흘러가는 물이라 했나? 어느 누가 인생을 떠도는 구름이라 했나? 조은파 작사 작곡 허영란의 노래 ‘날개’를 흥얼거려 본다. 칠순을 넘긴 나이이다 보니 젊었을 때 같지 않다. 이제부터 일어나야 할 나이, 걸어야 할 나이가 아닌가? 그래서 하루 만보걷기를 시작하였다. 벌써 2년이 되었다. 나이는 먹어도 마음은 청춘이지 않은가? 누구든 뛰어 보고 싶지 않으랴? 날아 보고 싶지 않으랴? 그러나 쉽지 않다. 의지가 없으면 도루묵이다. ‘눕지 말고 날아라’ 는 노랫말이 나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그렇다. 오늘은 너무 기분 좋은 날이다. 날개가 있다면 하늘도 날 것 같다. 페친(facebook friend) 장**씨로 부터 '그림으로 풀이한 우리 꽃 이름의 유래와 꽃말'이라는 도서를 선물 받았다. 요즘 들어 꽃들이 너무 아름답고 곱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걸어가다가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으면 발걸음을 멈추고 들여다보고 사진도 찍는다. 아름다운 꽃이 진열된 집 앞을 지나게 되면 오래도록 바라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나이가 드니 여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인가 보다. 자꾸만 섬세하고 곱고 아름다운 것들이 좋게 보인다. 어제 새벽에도 자전거를 타고 휘∼ㄱ 지나가는데 길섶에 노란 꽃이 예쁘게 피어있어 자전거를 세워놓고 한참을 머뭇거렸다. 아무도 거들 떠 보지 않는 구석진 곳에서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은 채 노란 꽃잎을 쑥 내민 예닐곱 포기의 달맞이꽃이 어찌나 예쁘든지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깜찍하리만치 예쁜 꽃을 보면 인터넷 다움(daum)에서 꽃 검색을 터치해서 촬영해 보고 꽃 이름을 알아보곤 한다. 코끝에서 숨을 쉬는 날까지 좋아하고 마음에 끌리는 일을 하면서 살아 보자. 꽃을 보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꽃을 가꾸다 보면 시름도 잊게 된다는 장**씨는 미대를 졸업한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이며 문인화가다. 꽃이 좋아서 집에서 150여종의 꽃을 가꾸면서 꽃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가꾸는데 그치지 않고 꽃을 그리기 시작하던 차에 알고 지내던 허**교수가 “꽃 이름의 유래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좋겠다.”고 하면서 우리 꽃 246개의 꽃 이름 유래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된 자료를 주었단다. 그래서 그 중에서 130개의 꽃을 선별하여 꽃 이름의 유래를 그림으로 그려 풀이한 도서다. 속표지 위에 "전**님! 날마다 꽃처럼 예쁜 삶이되시기를..." 저자의 예쁜 글씨까지 써서 보내주었다. 고맙고 감사했다. 내 마음을 어찌 그리 잘 아시는지 감동이었다. 사진으로 찍은 꽃보다 화가의 혼으로 그린 그림이니 얼마나 정성과 사랑이 담겨 있겠는가? 그림 위에 독자가 꽃 이름을 기억하기 쉽게 이미지를 하나씩 그려서 넣기도 했다. 그뿐이 아니다. 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향기가 없다면 꽃으로서 제구실을 못할 거라 예쁜 꽃 위에 화려한 옷맵시를 자랑하는 호랑나비도 그려 넣었다. 꽃의 이름이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그리고 꽃말은 무엇인지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식물도감보다도 더 진귀한 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노인이 그 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는 도서관의 많은 책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리라. 내 경우만 보더라도 한 편의 역사이고 한편의 드라마였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새로운 것에 대한 창조는 늘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꽃을 보며 아름답다, 곱다 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이다. 사랑하는 마음속으로 푹 빠지면 아름다운 시, 불멸의 수필, 그리고 행복한 그림도 나올 것 같다. 그 동안 살아온 경험이란 물감을 듬뿍 찍어 문인화를 그려보리라. 문인화는 그림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문인들이 그릴 수 있는 아마추적인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꽃이 있어 삼라만상이 아름다운 것처럼 나에게도 세상을 밝힐 어떤 힘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앞선다. 무엇인가 나올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꽃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겠는가? 나도 기쁨을 주는 꽃이 되고 싶다. 오늘도 방에 누워있지 않고 몸을 움직이며 꽃을 찾아 나선다. 꽃구경하기 위해 **수목원으로 향했다. 자주빛, 보랏빛, 하늘색 수국이 자태를 뽐내며 만발하였다. 모감주나무 끝에 노란 꽃이 활짝 피어 파란 하늘은 간 곳 없고 하늘이 온통 노랗게 보인다. 담장에 황적색의 능소화가 나를 반기며 곱게 피었다. 키 작은 기생초도 기죽지 않고 피어 있다. 노랑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무궁화동산에 여러 색깔의 무궁화 꽃이 활짝 피어 장관이다. 꽃들은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질투하지도 않는다. 오직 자기 고유의 꽃만 피우며 의젓하게 피어 있다.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답게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2022. 7.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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