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에 아름다운 바닷길을 스케치 하다. (셋째날)
(발길 닿는대로, 마음 머무는대로...)
2013. 11. 04일 (월) 맑음
이른 아침 7시에 남아 있는 고구마와 모싯잎 송편으로 아침식사를 떼우고
8시에 상쾌하게 출발~~~
두륜산 단풍속에 빠져 보려고 케이불카를 타고 올랐지만
안개가 온 산을 덮고 바람이 불어서 정상까지 오르지 못하고
그냥 내려 와서 진도를 향해 방향을 바꿨다.
얼마쯤 달렸을 때 완전 덮여 있던 안개가 서서히 꼬리를 내리고 고운 햇살이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기분이 상쾌모드로 전환 되기 시작했다.
어제 동생이 산행하면서 단풍을 만끽 했다고 강추했던 오색찬연한 단풍과 눈맞춤은 못했지만
그 아쉬움을 달래 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아름답고 정겨운 풍광들이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울긋불긋 갈아 입고 있는 오색 단풍 곁으로 은빛으로 출렁이는 억새풀들의 향연!
온 세상이 가을향기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행복 바이러스가 내 마음 가득 채워 주는듯 했다.
드디어 진도대교를 지나서 바닷길로 접어 들었다.
관광철이 아니긴 해도 한가롭고 아름다운길을 우리들만 볼 수 있음이
너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얼~썩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간식(고구마, 모싯잎송편)을 먹었다.
늦가을 햇살을 받으면서 계속 바닷길을 달렸다.
진도대교
쉬미항을 지나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향했다.
말만 들었던 아름다운 세방낙조에 이르렀다.
섬위에 섬들이 조개껍질 처럼 떠 있는 듯한
아름다운 푸른 바다의 풍경이 한 눈안에 쏘옥 들어왔다.
영원히 걸어 둘 추억이 되고도 남을 것 같은 가슴 벅차도록 환상적인 바다 세방!!!
국내 손꼽히는 해넘이 명소 중 하나이다.
다도해에 바둑돌 처럼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배경으로 빨려 들어 가는 해넘이가 가히 장관이다.
특히 한반도에서 가장 늦은 해넘이를 볼 수 있는데다
떨어지는 석양이 가장 오래도록 머무르는 곳으로
그야말로 '낙조 1번지'로 부를만 하다고 했다.
낙조를 보기 위해선 해질녘에 맞춰야 하는데 낮에 보는 아쉬움이 컸다.
세방낙조 낮 풍경
세방낙조의 진짜 낙조 풍경
동석산에 올랐더니 쪽빛 바다 위에 부초처럼 떠 있는 섬들이 품안 가득히 안겨왔다.
보배섬 진도의 여행길!
시인들은 어떤 미사여구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예쁜 풍경들을 내 마음속에 주섬 주섬 주어 담으며 그 속의 주인공이 되어 날아 오르고 싶었다.
점심은 세방 전망대에서 만나 소개 해준 달님이네집 꽃게무침 백반(1만원)을 찾아갔다.
남도의 맛을 제대로 살려주는 화끈한 맛이었다.
대강 떼운 아침식사의 양까지 보충하고도 남을 만큼 맛있게 먹었다.
헌데 나오는 길에 아직 사랑떼움도 못한 한 달밖에 안된 남편의 K9에 상처가 생겼다.
남편은 기분이 다운되어 완전 우울모드로 ~~~
내게까지 전염되어 몸이 삐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그만 여행을 접자고 했더니 집에 간다고 없던 걸로 되느냐고 하면서도
오전의 그 기분은 되살아 나지 않았다.
운림산방에 들렸지만 "월요일은 휴관"이란 명패만 보고 해남 땅끝 마을로 향했다.
땅끝전망대를 모노레일로 올라 갔다가 걸어서 내려 왔다.
바닷바람이 온 몸으로 파고 들어 싸늘했다.
오후 6시에 종가집해 장국(해물해장국, 3만2천원)에서 저녁시사를 했다.
볼품은 좋았지만 맛은 실망스러웠다.
땅끝 관광호텔 (8만8천원)에서 여행을 마무리 했다.
오늘은 햇살은 찬란 했지만
마음에 먹구름이 낀, 아쉬움으로 물들인 하루였다.
오늘은 218km
댓글 14

행복합니다. 심산 시인님.
세방낙조의 환상적인 풍경을 많이 담았는데
제가 카메라 조정을 하다가
다 날려 버렸습니다.
속상해 하는 제게 남편은 사진 찍으러
다시 가자고 위로를 하네요..ㅎㅎ
또 갈땐 낙조시간 맞춰 가서 제대로 볼 생각입니다.

사랑의 정겨움이 스며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옥구슬 구르듯
슬슬 넘어가는 설명글이 기가 찰 정도로 으뜸이십니다.
전 숨도 쉬지 않구 단슴에 읽고선 다시 찬찬히.....
덕분에 내내 행복한 동행이었습니다. 아름답고 고귀한 추억
오래오래 간직 하시길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기운이 펄펄 납니다. 단미님,
고수다운 단미님 댓글에
미소 활짝 짓는 거 보이시죠?
감기가 설치는 찬바람에 건강 단도리 잘 하시고
부모님께서도 건강 맑음이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단미님.

그래도 아저씨 생각이 맞다라는 생각들어요 집에 오신다고 이미 상처난 차가 좋아질것도 아닌데---
차도 위로해주고 아저씨도 위로를 잘해주세요-- 모든것은 편한하게 마음을 가져야 여행이 심날것 같아요


새로운 애마가 상처가 생겨서 아쉽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날 상처라면 미리 액땜했다 생각하시고 이어지는 여행 다음편을 기대해 봅니다..
그런데 218km겠죠



어차피 차는 인간의 운송수단에 불과한...
인간 위에 군림할 순 없지요. 움직이는 기계이다 보니 항상 상처쯤은 그려러니 하심이...
스케쥴대로 즐겁게 여행의 목적에 더욱 충실하시고
며칠 후 공업사에 맡기면 아무런 흔적도 없게 합니다.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멋진 여행으로 걸어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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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기회가 온다면 세방 낙조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습니다
내일의 여로가 반가운 마음으로 기다려집니다